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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에 시작해 바로 어제 종영한 어쩌다 마주친, 그대. 최근 드라마 중에 제일 좋았어서 보내기 아쉬워 구구절절 써본다.
2021년에서 타임머신 자동차를 가진 윤해주는 미래여행을 하다가 본인이 2022년에 죽게되는 것을 알게되고 그 살인자가 1987년의 연쇄살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살인자를 찾기위해서 시간여행을 하며 수사를 한다. 근데 타임머신이 작동하는 터널 근처에서 하필 그날 엄마를 잃은 백윤영은 어쩌다 타임머신을 운전하는 윤해주에 치여 얼떨결에 같이 시간여행을 얻어걸리게 되는데..
사고때문에 타임머신이 고장나고 1987년에 갇힌 둘. 해주는 차분히 설명하지만 1987년에는 엄마가 살아있으니 해주가 뭐라하든 말든 미친사람처럼 웃는 윤영으로 시작하는 1화.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영상미가 너무 좋다.
정말 1987년 시골처럼 꾸민 세트장, 꾸미지 않은 자연을 와이드 스크린으로 담아서 보는 내내 눈이 호강했다. 사진은 많이 구하지 못했지만 대충 이런느낌?
그리고 로맨스/미스터리+추리/타임슬립/가족애가 세트로 오는데...
16화 내내 키스신 하나 없이 포옹, 손잡고 걷기가 전부이지만 오히려 과하지 않아서 더 좋은, 내내 담담하게 전하는 마음이 충분히 공감가서 오히려 충분한 로맨스와,
16화를 가득 채우는 온갖 에피소드, 사건 사고, 미스터리와,
과거 연쇄살인마와 공권력이 망쳐놓은 시간들을 고치고 새로운 시간을 쓰는 여주네 가족과,
남주에겐 아버지, 할아버지에겐 아들이었던 살인범이 망쳐놓은 남주의 어린시절 역시 오해를 풀고 할아버지와 새로운 기억으로 덮어쓰기중인 남주, 그리고 캡쳐는 없지만 과거에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만 생각했던 엄마에 대한 오해 역시 풀고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가는 엄마를 이해하는 남주가 그리는 가족애.
아니 어떻게 이런 드라마가 있나 🥹 사실 가족드라마라면 신파, 억지 눈물짜내기, 모성애 타령, 특정 가족 구성원의 희생으로 감동 쥐어짜내기 이런것들이 질려서 쳐다도 안보는데 이 드라마는 어떤 개인도 가족을 위해 불필요한 희생을 하지 않기때문에 더욱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여차하면 할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인 살인자를 감싸면서 망작이 될 수 있었는데 그런일은 없었다. 남주 역시 어린시절 자기를 버리고 떠난 엄마를 원망하고 용서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엄마는 아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아기 아빠가 살인자인 사실을 눈치채고 무섭고 끔찍해서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힘들면 보지 않고 살아가도 돼요, 죄책감 갖지 마요, 낳아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라는 것을 보고 세련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아기를 기다려왔던 청아에게는 결국 새드엔딩이었겠지만..
그리고 묘하게 이 드라마의 개그코드가 나랑 잘 맞았다.
대체로 후반부에 더 몰입하게 되면서 남주 가정사에 더 몰입하게 되었는데 남주의 할아버지도, 남주의 엄마도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를 기다리고 사랑했다는게 공감은 안가지만 마음이 아리는 포인트였다. 할아버지는 언제 태어날지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시계를 사고,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하루하루 기다리고, 엄마는 아이 이름까지 지어놓고. 14화 부제가 '만나면 기쁠 사람' 이었는데 방송 중 그게 아이의 이름이라는게 알려졌다. 만날 해, 기쁠 준. 이 때 나도 울고 달글도 울고 트위터도 울고 모두가 울었다
😭
여튼 15화에 차가 고장나서 1987년에 영원히 갇히는 줄 알았지만 미래에서 나타난 타임머신의 개발자, 해준이와 윤영이의 아들이 나타나서 고쳐주면서 결국 1987년을 떠나 바뀐 행복한 현재를 맞이하는 해준이와 윤영이. 정말 꽉 닫힌 해피엔딩이다.
근데 에필로그에서... 갑자기 한번만 더 가면 더 잘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윤영, 해준.... 그롸지마.....
시차때문에 눈뜨자마자 월/화요일에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출근전에 챙겨본 드라마인데 매화 눈물 줄줄 흘리면서 봤다.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담백함이다. 과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울린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시니컬해지고 염세적으로 변하는데 그래도 어느 한구석에 챙겨두고 싶은 낭만 한조각같은 드라마였다. 가쥐마 ㅠ 끝나지마 ㅠ 5월 1일로 다시 돌려줘요 ㅠ
누구라 말해도 누구도 모를걸, 이 마음 고이 접어 그대에게 닿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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